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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번 메뉴는 맑은 뭇국을 골랐는데, 아내가 뭇국을 2주에 1번은 조리 해주기 때문에 맛을 비교할 겸 선정했다.

솔직히 자신이 없다. 왜냐하면 아내는 뭇국을 기막히게 잘 끓여주기 때문에 감히 따라갈 생각은 안하고 간만 잘 맞추자는 심정으로 임했다.

지금까지 무를 썰 때는 대부분 통으로 썰어 반으로 자르거나 부채꼴 모양으로 만드는데 이번 모양은 연필 깍듯이 썰어보니까 진짜 연필모양으로 나와서 정말 신기했다. 다만 칼질이 서툴러서 너무 크게 자른게 못 생긴 모양으로 나온 게 함정이었고, 옆에서 이를 보니 아내가 이런 모양은 처음 본다고 깔깔 웃엇다. 요새는 아내가 옆에서 나의 조리 과정을 지켜보는 게 한편의 예능을 보는 거 같다고 자주 방영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췄다.

맑은 뭇국의 레시피 자체가 볶고, 끊이고 연두순을 넣으면 끝이라는게 너무 간단해서 아내 없어도 혼자서 잘 해낼 수 있겟는데? 하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자신감이 붙였다. 아내가 없을 때 혼자서 요리 할 때는 주로 간장밥에 계란 후라이가 전부이라 다른 요리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번 국은 초간단해서 자주 해먹을거 같다. 부족한 영양소를 채울 수 있어 건강도 챙기고 연필 깍기 손질의 숙련도도 높이고 일석이조이다.

완성작을 먹어보니가 우와....진짜...이게 내가 만든 첫 국 요리인가 싶을 정도로 기막히게 맛있었다. 무의 모양이 예쁘게 안 나온 게 옥의 티지만 그거를 커버할 정도로 너무 맛있다는 것이다. 소고기도 소고기 나름이지만 연두순의 진가를 비로소 알게 된 요리였다. 아내의 맑은 뭇국은 만들 때 연두순을 안 넣고 조리 하는데 기막힌 맛이 나오는데 연두순을 넣은 내 요리도 이에 못지 않게 맛있는게 충격적이였다.

앞으로 국 요리는 연두순만 있으면 될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으며 국 요리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하였고, 이번 요리를 통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.